DT Case
4.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작을 위한 세 가지 도구



 

지금까지 사용자 경험(UX)이라는 말은 B2C 서비스에서나 중요하게 생각하던 주제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DX 시대에서는 고객을 위한 디지털 사용자 경험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사용자 경험도 중요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말해 직원들이 편하게 사용하고 아무런 문제점을 느끼지 못해야 디지털 도구의 사용이나 프로젝트 적용에 있어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슬랙,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같은 SaaS 형태의 디지털 도구는 어떤 서비스를 채택하든 일상에서 쓰던 여러 서비스의 사용 경험과 크게 다르지가 않다. 이들 도구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웹에서도 쉽게 접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 회사 PC 이외에 집에 있는 개인용 PC나 스마트폰에서도 업무를 연속해서 진행할 수도 있으며 보통의 앱처럼 알림도 잘 구현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각종 쇼핑앱이나 메신저앱의 사용자 경험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기존 방식이 아닌 팀즈, 슬랙 등의 디지털 도구뿐만 아니라 기업의 기본 시스템인 HR, ERP 등과도 연동돼 사용자(신규입사자)가 단일한 서비스를 받는 듯한 느낌으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한다면 직원들은 회사 시스템을 사용함에 있어 ERP 따로, 그룹웨어 따로, 프로젝트 관리 따로 같은 분산된 경험이 아니라 단일한 모바일 또는 웹 환경에서 일관성 있는 사용자 경험을 하게 된다. 한마디로 단일화된 서비스 데스크만으로 기업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DX를 위해 디지털 경험과 문화를 기업 내에 안착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첫걸음이다.


 

다음으로 직원들의 학습 시간이 짧고 즉시 효과를 낼 수 있는 DX의 시작은 없을까? 있다. 바로 최근 많은 주목을 받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가 바로 그것이다. RPA란 사람이 컴퓨터를 가지고 반복적으로 하던 일을 로봇, 즉 컴퓨터 내의 소프트웨어 로봇이 대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프트웨어 로봇이란 물리적인 로봇이 아닌 소프트웨어만으로 동작하는 자동화된 프로그램을 말한다. 특정 웹페이지에서 정보를 가져와서 엑셀에 저장한다거나 기업 내 특정 양식에 데이터를 채워넣고 비용 청구서를 작성하는 것처럼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에서부터 조금은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까지. 이 모든 것들이 RPA를 통한 자동화가 가능하다. RPA는 컴퓨터에서 사람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녹화해서 플레이하는 것처럼 컴퓨터가 대신 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용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화면 레벨에서 동작을 캡처하여 실행하는 것으로 업무를 자동화한다. 특정 엑셀 파일에 매일 기입하는 내용을 ERP의 특정 메뉴에 복사 입력하는 일을 매일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RPA는 이 일을 사람이 하는 것처럼 똑같이 해준다. RPA는 기업 내외부에 존재하는 시스템의 대규모 개발이나 변경 없이도 자동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1:1의 관계가 아닌 여러 시스템에 걸친 자동화도 가능하다. 그래서 작은 부서 단위 또는 담당자별로 특화 서비스를 개발할 수도 있다. 서비스 하나하나를 보면 효과가 크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회사 전체로 모아 본다면 효율적인 인력운영 효과도 있고, 무엇보다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 및 DX 효용성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실제 RPA 사용의 성숙도가 높아지면 처음에는 단순 반복적인 일만 처리하다 나중에는 회사 프로세스를 아예 RPA에 적합하도록 변경하기도 한다. 별도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가능했던 것들이 아주 효율적인 방법으로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런 변화가 바로 지속가능한 DX의 시작이 될 수 있다.


 

DX를 빠르게 시작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로우코드/노코드(LCNC, Low-code/No-code Development) 플랫폼 활용법이 있다. 일종의 홈페이지 빌더와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RPA가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거나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면, 로우코드 플랫폼은 전문적인 개발지식 없이도 앱이나 웹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개별 부서 또는 개인이 RPA를 만드는 것처럼, 이용자가 많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앱이 있다면 로우코드 플랫폼을 이용해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이크로 서비스들은 PC나 모바일 어디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로우코드 플랫폼을 사용하면 개발자가 모든 소스코드를 작성하지 않고 레고 블록처럼 조합하여 시스템을 구축하므로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 시스템 개발이라고 하면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로우코드 플랫폼을 이용하면 며칠 혹은 몇 주라는 짧은 기간 안에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고 빠르게 피드백을 받아 앱을 변경하고 수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개발 기간이 짧기 때문에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고, 간단한 교육만으로도 현업 담당자가 직접 만들 수 있다. 프로그램 코드 입력 부분이 적어 실수가 줄어드는 점도 개발 리소스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로우코드 플랫폼의 또 다른 장점은 인력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이다. 로우코드 플랫폼은 특정 폼에 데이터를 입력하고, 이를 수정/삭제하는 일종의 게시판과 같은 회사 시스템을 만들 때 유용하다. 개발에서 흔히 CRUD(쓰기, 읽기, 수정, 삭제)라고 표현하는데 이를 손쉽게 구현하는 도구로 이해하면 된다. 더불어 다양한 데이터 소스들과 연결하여 마이크로 서비스를 만들 때도 유용하다. 게시판처럼 아무런 데이터 없이 결과물을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회사 내 다양한 시스템과 연동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미 시장에는 이런 연동이 가능한 솔루션들이 많이 나와 있어 HR 시스템에서 직원 정보를 가져오거나, ERP에서 특정 데이터를 가져와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마이크로 서비스의 개발이 점점 쉬워지고 있다. 로우코드 플랫폼은 기업 전반으로 각 조직에서 필요한 다양한 요구사항을 도출하고, 이를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하는 과정을 궁리하고, 서서히 사내 디지털 문화를 확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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