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Trend
1. 디지털 심화시대, 새로운 질서·규범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



우리는 그동안 쉼없이 달려왔다. 80~90년대 정보화 시대를 거쳐, 2000년대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헤쳐왔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디지털 심화시대를 맞고 있다. 디지털 심화란 디지털이 인간을 보조하고 보완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그 자체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공존을 의미한다.

정부는 디지털 심화시대를 선도하고, 디지털 모범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첫 발걸음으로 작년 9월에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수립‧발표한 바 있다. 지난 1년여간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바탕으로, 정부에서는 여러 가지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다양한 성과를 창출해 오고 있다. 먼저 가장 중요한 디지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100만 인재’ 양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AI반도체, 메타버스, 5G/6G, 양자, 사이버보안 등 미래 디지털 기술분야에 대한 투자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챗GPT 같은 초거대 언어 모델을 사용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국민 일상‧공공 부문에 인공지능 활용을 확대하고 전면화시키는 AI 일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전국민 AI 일상화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대한민국 인공지능 도약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디지털 심화시대에는 다양한 이슈와 현안들이 제기되면서 사회적인 쟁점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이것은 전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주요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다. 앞으로 곧 닥칠 디지털 심화의 쟁점과 이슈를 다루지 않고서는 디지털 심화시대를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심화시대에 맞는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정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대통령의 뉴욕구상과 파리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디지털 심화시대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의 기본방향인 디지털 권리장전을 지난 9월 수립, 발표하였다. 올 11월 초 영국에서 개최된 제1회 인공지능 안전성 정상회의에서 대통령께서 글로벌 차원의 디지털 규범 정립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국제기구 설립 추진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한편, 디지털 권리장전의 의미를 각국의 정상들과 공유하였다. 이 정상회의 이후 우리나라와 영국은 6개월 뒤에 미니 정상회의를 공동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UN이 주최하는 디지털 개발 프로그램인 GDC(Global Digital Compact) 아태지역 회의를 우리가 이끌고, OECD 디지털 권리 워크숍을 주최하는 등 디지털 권리장전의 내용을 전세계에 소개하고 글로벌 디지털 규범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여러 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선도하지 못한 분야가 있다면 글로벌 규범 논의이다. 지금까지 강대국들만이 해왔던 글로벌 규범 논의에서 우리나라는 디지털 권리장전을 마련함으로써 세계를 선도할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국제적 디지털 규범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우리의 디지털 권리장전을 전세계로 확산하는 것은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가 글로벌 규범 논의를 선도하는 것이 된다. 다가올 30년, 아니 50년을 준비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룰세터(rule-setter)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UN, OECD 같은 다자 국제기구는 물론 미국, 영국 등 글로벌 디지털 질서 규범 논의를 적극적으로 주도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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